스마트아줌마의 연구를 통해서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아줌마들은 어쩌면 디지털 빨래터라는 공간에서 그들만의 소통을 이어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 생각을 크리에이티브 프로젝트로 표현해내기 위해 비디오로 만들었고 그렇게 스마트아줌마와 디지털 빨래터는 함께 보여지고 설명되어져야 하는 연구 프로젝트이다. 빨래터라는 공간을 생각하면서 누군가는 억지스럽다고 말할수도 있겠다 싶긴 했다. 빨래터와 여성의 소통공간을 연결시켜서 이야기하는 것 그리고 빨래터와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을 연결시켜 이야기하는 것에 대해 확신이 없었던 것이 아니라, 늘 새로운 생각은 누군가의 비판을 받게 마련이기 때문에 걱정이 들었던 것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누군가의 ‘공격’을 막아내기 위한 것이 바로 연구논문이고, 그 논문을 통해서 내가 왜 이시대의 아줌마들을 스마트 아줌마라고, 그리고 그들만의 소통공간이 바로 디지털 빨래터인지에 대해 조목조목 대답하기 위해 오랫동안 문헌연구를 하고, 질적/양적 연구를 했던 것이다.
빨래터에 대한 억지라는 부분. 누군가 그랬다. 빨래터라는 곳이 그 당시 여성이 가사노동, 육아, 시집살이등의 고단한 삶을 풀어내는 매우 슬픈 장소인데, 이 연구에서는 빨래터라는 공간을 너무 단순하게 즐거운 곳으로 표현했다 라고. 우선 빨래터가 여성들의 즐거운 소통공간이라고 표현한것은 맞고, 내가 의도한 바이다. 빨래터는 여성들이 이야기를 풀어놓는 공간임이 분명하다. 물론, 기쁨, 슬픔, 고달픔등의 여러 감정이 섞인 그들만의 인생이야기들이 풀리는 곳이다. 하지만 왜 슬픈장소여야만 하는지? 아직도 여성의 인권이 존중받기위해서는 더 많은 사회적인 노력과 개선이 필요하지만, 그 당시 즉 1950-60년도에는 지금보다 더 열악한 여성의 삶이 있었던건 사실이다. 하지만 과연 무조건 여성의 삶을 슬프게만 혹은 불쌍하게만 봐야하는건지? 또한 이 연구는 ‘아줌마들의 소통과 소통공간’에 관한 연구이지 ‘한국 여성의 역사’ 이런게 아닌데, 여성학을 너무 가볍게 다뤘다는 둥, 나이브하게 일차원적인 접근으로 여성을 우습게 보고 있다는 등 (excuse me?)의 ‘비판’이 아닌 ‘비난’이라고 생각되었다.
여성에 대한 연구는 다양하다. 여성의 인권에 관한 연구도 중요하고 또한 훌륭한 연구들이 계속 진행되고있지만, 나는 대부분의 미디어 연구에서 늘 제외되었던 중년여성과 그들의 디지털 미디어 사용에 대한 연구를 해보고 싶었던 이유로 이 연구를 하게 된 것이다. 아줌마라는 단어로 중년여성의 이미지를 깎아내린다는 누군가의 말, 아마 그 사람에겐 ‘아줌마’라는 존재가 매우 하찮게 자리잡고 있나보다. 아줌마라는 호칭 자체가 여성을 우습게 보는 말이라고 생각하는 그 사람 자체가 이미 아줌마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가득품고 살아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요즘은 교육수준이 높아지고 패션감각이 뛰어나서 아줌마같은 사람들이 별로 없다는 말, 그럼 아줌마는 교육수준이 낮고 패션감각이 뒤떨어지는 중년여성인가요? 여성 스스로가 아줌마에 대한 편견을 계속 낳고 있는건 아닌지…생각해 본다. 씁쓸하다.
(전에 써 놓은 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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