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전에 박사를 준비하면서 학생들을 가르친적이 있었다. 이곳저곳 어플리케이션을 보내기 위해 미리 준비해둔 아줌마에 대한 연구기획서는 늘 노트북 바탕화면의 폴더에 저장되어 있었다. 하루는 수업을 마치고 가방을 챙기는데 학생 둘이 와서는 머뭇 머뭇 대더니 한 녀석이 물어본다. (참고로 여대학생들 이었다)
“저…혹시 결혼하셨어요?”
“아니, 왜?”
“그런데 왜 아줌마 폴더가 많아요? 아줌마예요?”
“(ㅎㅎㅎ)아니야. 나 아줌마 아니야”
아줌마 폴더를 본 녀석들이 내가 아줌마다 아니다 내기 비슷한 것을 했다고 한다. 아줌마라서 아줌마관련 폴더를 바탕화면에 깔아둔 걸로 착각했던 것이었다.
또 다른 애피소드는, 내가 한창 필드리서치를 할 때, 아줌마데이 (http://www.azoomma.com) 행사에 구경을 간 적이 있었다. 허리가 안좋아서 빨리 걸을수가 없었기에 다음 엘리베이터를 타야지 마음먹고 천천히 걸어가고 있었다. 그 때, 아줌마데이 행사가 있던 건물의 관리인으로 보이는 분이 엘리베이터 앞에서 나를 발견하시고는, 이미 아줌마들이 가득한 엘리베이터를 붙잡고 나를 향해 소리치시는거였다.
“아줌마!! 천천히 오세요!! 제가 엘리베이터 잡아드릴께~!”
나는 뒤를 돌아보고 옆을 쳐다봤다. 헉…저저저 저요? 저..그러니까 내가 아줌마. 그 아줌마가 이 아줌마…?
그 분 덕분에 엘리베이터를 잘 타고 올라갔는데, 참 이상한 기분이 들더라. 아줌마에 대해서 연구하는 내가, 막상 누군가가 나를 아줌마로 불렀을때 기분이 참 좋지만은 않더라. 아직 내가 아줌마가 아니라서 그런 이유도 있겠고, 또 아직도 나에겐 아줌마에 대한 그리 달갑지만은 않은 편견이 남아있는걸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아줌마로 불려진다는 것이 유쾌한 일이 되는 경우도 있을까? 분명 있을텐데…
Comments